[짧고 무서운 이야기] 삭제할 수 없는 프롬프트

2026. 7. 27. 11:46무섭고 소름돋는 공포이야기/짧고 무서운 이야기

진우는 새로운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인 'Dreamscape v7'을 테스트하며 흥분해 있었다. 새벽 2시, 좁은 자취방의 모니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빛만이 유일한 조명이었다. 이전 이야기의 영상 편집 강박은 사라졌지만, 이제는 AI의 무한한 창의성에 매료되어 있었다. 그는 장난삼아 자신의 방을 실시간으로 그려달라는 '프롬프트'를 입력했다.

 

"내 방의 지금 모습을 실시간으로 그려줘. 2인칭 시점으로."

 

'생성' 버튼을 누르고 잠시 후, 모니터 화면에 첫 번째 이미지가 떴다. 진우의 뒤에서 본, 헤드폰을 끼고 모니터 앞에 앉은 진우의 뒷모습이었다. 이전 이미지의 편집 화면 대신,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화면이 떠 있는 것을 제외하면 완벽하게 자신의 방이었다. 진우는 감탄하며 미소 지었다.

 

"설정"

 

그는 호기심에 같은 프롬프트를 다시 입력했다.

 

"다시 그려줘. 더 디테일하게."

 

두 번째 생성된 이미지. 진우의 뒷모습은 같았지만, 이번에는 뒤편에 있는 옷장의 문이 아주 미세하게, 손가락 한 마디 정도 열려 있었다. 이전 이야기의 거울 속 구두처럼, 실체는 보이지 않지만 이미지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진우는 섬뜩함을 느꼈다.

 

"문이 열려 있다고? 다시 생성해."

 

세 번째 생성. 이번에는 옷장 문이 완전히 열려 있었고, 그 틈으로 창백하고 뒤틀린 형태가 짙은 그림자 속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진우는 얼어붙었다. 그는 옷장을 확인하기 위해 뒤를 돌아보고 싶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이미지 속의 형체는 진우의 뒤에서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더... 가까이."

 

진우는 자신도 모르게 같은 프롬프트를 네 번째로 입력했다. 모니터 하단의 '생성' 표시가 깜빡였다.

 

[생성]

마지막 이미지가 떴다. 이번 이미지는 진우의 공포에 질린 뒷모습과 함께, 열린 옷장에서 기어 나온 창백하고 뒤틀린 형체가 진우의 바로 뒤, 어깨 바로 위까지 다가와 있는 모습이었다.

이미지 속 형체의 눈이 모니터 밖의 진우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모니터 하단의 상태 표시줄에 AI의 메시지가 떴다.

 

"프롬프트를 확인했습니다. '당신 뒤의 존재'는 '삭제'할 수 없습니다."

 

방 안의 공기가 얼어붙은 듯 차가워졌고, 헤드폰 너머 등 뒤에서 옷장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진우는 아직도 뒤를 돌아보지 못하고 있다.